갤럭시S, 제품 장점 제대로 알리지 못해 아쉬워

IT 2010. 6. 10. 07:33 Posted by 와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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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8일은 볼만한 대형 이벤트가 두개나 열려 저같이 IT에 관심 많은 사람들은 정신없이 바쁜 날이었습니다. 우선 새벽 2시(한국시간)에 미국에서 애플 개발자 회의인 WWDC 2010이 열렸는데 여기서 애플 CEO 스티브 잡스가 4세대 아이폰인 아이폰4를 공개했습니다. 아이폰4의 스펙이나 특징등에 대한 저의 생각은 기회가 되면 별도의 포스팅으로 다루기로 하도록 하죠.

두번째 이벤트는 지구 반대편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아이폰이 공개된지 약 8시간후인 아침 10시에 서울 서초동 삼성 딜라이트 빌딩에서 아이폰 대항마중 가장 강력한 상대로 평가받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를 공개하는 미디어 데이가 열린 것입니다. 저도 행사에 초청을 받아 참석했습니다.


갤럭시S 출시 행사가 열린 서초동 딜라이트 건물 앞에는 갤럭시S 출시를 알리는 대형 포스터가 건물앞 조형물에 여러군데 설치되어 있더군요. 갤럭시 S에 삼성전자 휴대폰 20년 역량을 결집시켰다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지 갤럭시S의 홍보 포스터가 오늘따라 남달라 보였습니다.


행사장 앞에서 다른 블로거 세분을 만나 엘리베이터가 오기를 기다리는데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이 옆에 있는 엘리베이터 앞에 있더군요. 나중에 얘기하다 보니 이 사람이 안드로이드 개발을 맡고 있는 구글 부사장 앤디 루빈이었습니다. 미처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구글 부사장이 이렇게 제품 발표회에 나타나는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해서 갤럭시S에 대해 삼성전자가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음을 알게 해주더군요.

행사도중 앤디 루빈 부사장 연설에서 안드로이드를 개발하고 있을 당시 삼성전자가 첫번째 파트너로 일한적이 있다고 하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때 만약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인수하지 않고 삼성전자가 인수했더라면 지금 어떤 상황이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더군요. 아무튼 그런 삼성과의 인연으로 갤럭시S의 제품 발표회에 참석하게 된것이라고 합니다.

Andy Rubin Google Vice President
앤디 루빈 구글 안드로이드 담당 부사장 (사진 출처: 재경일보)

제품 발표회는 사회자의 제품소개 및 동영상 시청, 삼성전자 신종균 사장-SK 텔레콤 하성민 사장-구글 앤디 루빈 부사장 순으로 갤럭시S 출시에 대해 간략한 소감 및 축하 인사, 향후 계획을 얘기한뒤 재미있는 연극을 보여주면서 갤럭시S의 특장점을 소개하는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간단한 Q&A 시간을 가진뒤 행사가 끝이 났죠.


행사 전후로 갤럭시S가 전시되어 있는 쇼룸에서 갤럭시S를 잠깐 만져보고 갤럭시S를 홍보하는 멋진 여성모델들의 사진도 찍어 보았습니다. 역시 이런 행사에 여성 모델들의 인기는 단연 최고입니다.

갤럭시S의 모습도 가까이서 살펴보았는데 그동안 언론에 알려져 왔던대로 4인치 Super AMOLED의 선명한 화면과 9.9mm의 초슬림 디자인등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삼성측은 이 부분을 Super AMOLED와 Super Design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는데 과연 Super!라는 감탄사가 나올만한 화질과 디자인이었습니다.


잠시 만져본 갤럭시S의 성능도 인상적이더군요. 빠른 앱 실행 속도와 인터넷 속도도 인상적이었고 아이폰과 같은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에 삼성의 터치위즈 UI도 좋아 보이더군요. 1GHz CPU가 보여주는 뛰어난 성능, 삼성 앱스토어/T스토어/안드로이드 마켓등을 통해 구할수 있는 다양한 어플들도 갤럭시S의 장점이라 여겨집니다. 그동안 기대해 왔던 갤럭시S의 모습이 내적, 외적으로 모두 그 명성에 걸맞는 훌륭한 제품인것을 느끼겠더군요. 정식 출시되면 아이폰4를 놓고 어떤것을 구입해야 할지 고민좀 해봐야 할것 같더군요. 아니면 둘다 지를지도 모르구요.

삼성전자가 이날 행사에서 강조한것은 갤럭시S의 3S입니다. Super AMOLED, Super Design, Super Application 이렇게 말이죠. 이 세가지를 갤럭시S의 가장 큰 특징으로 내세워 경쟁사 제품보다 더 나은 점을 보여주려고 한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날 삼성이 실시한 미디어 데이 행사는 같은날 새벽에 스티브 잡스가 펼친 아이폰4의 공개 키노트와 비교해 차이가 많이 나더군요.
아이폰4는 애플 CEO인 스티브 잡스가 두시간 동안의 키노트 시간동안 거의 무대에 머물면서 제품의 특징과 새로운 점등을 하나하나 명확히 설명했고 제품 출시 시기 및 가격에 대해서도 속시원히 알려주었습니다. 아이폰 시연도중 돌발 상황이 있었지만 적절한 농담으로 위기를 빠져나가는 노련함도 보여주었고 그에 따른 관객들의 호응도 매우 좋았죠.

반면에 삼성전자의 제품 소개 행사에는 아나운서가 사회를 보고 삼성전자 사장, SKT 사장, 구글 부사장이 간단한 연설을 한뒤 배우가 연극을 통해 제품 설명을 했는데 미리 준비된 대사와 연기를 통해 보여준 갤럭시S의 이미지는 그리 뇌리에 많이 남지 않더군요. 뛰어난 디자인과 Super AMOLED라는 좋은 기술을 관객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못한것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상대적으로 어려울수 있는 레티나 디스플레이라는 생소한 기술적 요소를 쉽게 알수 있도록 설명한 스티브 잡스의 키노트는 왜 그가 프리젠테이션의 달인이라고 불리는지 알게 해주더군요. 게다가 페이스타임이란 앱을 설명하면서 감성에 호소하는 면까지 보여줘 그리 대단한 기술이 아님에도 이를 바라본 관객을에게 더 깊은 감동을 주더군요.


물론 스티브 잡스의 뛰어난 프리젠테이션 실력은 이미 정평이 난 상태라 직접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배우들을 쓰는 대신 개발을 직접 진행했던 삼성전자의 임직원이 나와서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했더라면 더욱 좋았을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프리젠테이션을 잘 한다고 해서 못난 제품이 좋아지는것은 아니지만 제품이 가진 장점을 제대로 알리는 것 역시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부분에 대해 조금더 고민을 해보는것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아이폰4의 스펙은 갤럭시S와 비슷한 정도입니다. CPU, 두께, 화면, 카메라, 동영상 성능, 메모리등 주요 스펙을 보면 서로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리 큰 차이를 가지고 있지는 않죠. 애플이 하드웨어 스펙에 상당히 신경을 쓰면서 이제 하드웨어상의 차이는 거의 없어졌습니다. 소프트웨어적으로 보면 앱스토어의 어플 갯수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안드로이드 마켓, 삼성 앱스토어, T스토어등이 애플 앱스토어에 비해 늦게 출발했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일이죠. 어플갯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충분히 따라잡을수 있을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애플 앱스토어라는 거대한 생태계를 가지고 있는 애플과 이제 막 시작한 삼성앱스토어, 안드로이드 마켓을 비교해 삼성 안드로이드폰이 성공하기 힘들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비교라는 생각이 듭니다. 애플이 앱스토어를 지금처럼 만들기까지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를 생각해 보면 이러한 경험 없이 단번에 애플 앱스토어를 따라 잡을수는 없는 노릇이죠.
Super Smart Galaxy S

삼성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어플리케이션 프리 로딩이라는 형태를 취했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 판단이 잘못된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후발주자로서 자신의 단점을 내세울수는 없는 노릇이고 나름대로 필요한 어플들을 쓰기 좋도록 미리 탑재해 차별화 전략을 쓴 셈이니까요.

앱스토어라는 생태계는 개발자와 제조회사의 유기적인 결합, 소비자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앱스토어가 제대로 성장해 경쟁력을 가지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제대로 된 비교가 이루어질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현재는 애플 앱스토어가 단연 선두주자인게 확실하죠.

다만 삼성전자가 애플에 뒤처지고 있고 따라잡아야 할 것은 제품 자체보다는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의 의식과 열정이 아닌가 합니다. 자신이 개발한 제품을 자신있게 설명할수 있을정도로 제품에 대한 이해가 깊고 열정이 있는 쪽과 그렇게 하지 못하는 쪽, 앞으로 어느쪽이 더 좋은 제품을 만들수 있을지 결정지을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제품을 개발한 회사의 임직원들이 제품에 대해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일을 했느냐, 얼마나 제품을 사랑했느냐는 제품의 가치를 높일수 있는 또다른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합니다. 또, 고객의 입장이 되어 얼마나 고민해서 만들었는지도 제품 성공의 중요한 열쇠가 되겠죠. 하루 종일 제품에 대해 연구하고, 토론하고 고민하는 쪽은 절대로 실패하는 제품을 만들지 않을겁니다.

이런 고민이나 어려움 없이 훌륭한 제품을 만들수도 없고 비록 비슷한 제품을 만들었다 해도 분명 어딘가에 문제가 있는 제품이 나올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갤럭시S도 분명 이런 과정을 거쳐 나온 훌륭한 제품이겠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알리는데 있어서 뭔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제품을 제대로 알리는것 역시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하게 된 하루였던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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