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흉내 못낼 최신기능 휴대폰에 도전한다"
USB메모리 개발한 이스라엘 벤처기업가 도브 모란 인터뷰
"독특한 기능·디자인으로 대형 회사들 틈새시장 공략할 것"
"가전업체와 협력해서 휴대폰 본체와 기능성 전자제품 연결"
요즘 컴퓨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호주머니엔 흔히 'USB메모리'로 불리는 작은 저장장치가 들어있다. 크기는 작지만 저장용량은 2~32GB(기가바이트) 수준으로, 영화 1~20편 정도가 입력된다. USB메모리가 나온 후 플로피 디스크는 자취를 감췄고, CD-RW도 사라지고 있다.
특히 파일용량이 큰 동영상을 여유 있게 담을 수 있어, 동영상 UCC를 핵심요소로 하는 '웹 2.0 시대'의 토대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USB는 그래서 '꿈의 저장장치'로 불리지만, 이를 처음 개발한 기업이 이스라엘의 작은 벤처기업이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최근 방한한 이스라엘 출신 IT 벤처기업가 도브 모란 (Dov Moran·53) 회장은 과거 엠시스템즈(M-systems)를 창업, USB 메모리를 처음 개발한 인물이다. 하지만 이번에 방한한 그의 손엔 USB메모리 대신 휴대폰이 들려있었다. 그는 엠시스템즈를 세계 최대 휴대용 저장장치 업체인 샌디스크에 16억달러(약 1조6640억원)에 매각하고, 지난해 세계 최초로 '모듈 휴대폰' 업체 '모두(modu)'를 설립,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모란 회장을 만나 USB메모리 개발과정과 시장경쟁이 치열한 휴대폰 사업에 뛰어든 배경을 들어봤다.
모듀 휴대폰 대표 도브 모란씨가 자신들이 개발한 신제품을 선보이고있다. /정경열 기자
USB메모리 개발한 이스라엘 벤처기업가 도브 모란 인터뷰
"독특한 기능·디자인으로 대형 회사들 틈새시장 공략할 것"
"가전업체와 협력해서 휴대폰 본체와 기능성 전자제품 연결"
요즘 컴퓨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호주머니엔 흔히 'USB메모리'로 불리는 작은 저장장치가 들어있다. 크기는 작지만 저장용량은 2~32GB(기가바이트) 수준으로, 영화 1~20편 정도가 입력된다. USB메모리가 나온 후 플로피 디스크는 자취를 감췄고, CD-RW도 사라지고 있다.
특히 파일용량이 큰 동영상을 여유 있게 담을 수 있어, 동영상 UCC를 핵심요소로 하는 '웹 2.0 시대'의 토대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USB는 그래서 '꿈의 저장장치'로 불리지만, 이를 처음 개발한 기업이 이스라엘의 작은 벤처기업이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최근 방한한 이스라엘 출신 IT 벤처기업가 도브 모란 (Dov Moran·53) 회장은 과거 엠시스템즈(M-systems)를 창업, USB 메모리를 처음 개발한 인물이다. 하지만 이번에 방한한 그의 손엔 USB메모리 대신 휴대폰이 들려있었다. 그는 엠시스템즈를 세계 최대 휴대용 저장장치 업체인 샌디스크에 16억달러(약 1조6640억원)에 매각하고, 지난해 세계 최초로 '모듈 휴대폰' 업체 '모두(modu)'를 설립,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모란 회장을 만나 USB메모리 개발과정과 시장경쟁이 치열한 휴대폰 사업에 뛰어든 배경을 들어봤다.
- ―USB메모리를 처음 개발한 동기는.
"19년전(1989년) 컴퓨터 저장장치 회사 엠시스템즈를 설립했다. 한번은 내 컴퓨터가 작업 중에 작동이 됐다 안됐다 반복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옆에 있던 직원이 자신의 컴퓨터를 빌려주겠다고 했지만 작업중인 파일이 커서 쉽게 옮길 수 없었다. 그때 용량이 큰 파일을 간단히 저장해 옮길 수 있는 장치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개발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USB메모리와 관련된 수백건의 특허권을 확보했다."
―시장 반응은 어땠나.
"첫 제품은 2000년 11월에 나왔다. 용량은 8MB(메가바이트)였다. 열쇠처럼 생겼고 내부에 기억장치가 있다고 해서 '디스크 온 키(DiskOnKey)' 라고 불렀다. 하지만 초기 시장반응은 싸늘했다. 월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들은 '누가 이런 걸 필요로 할까?' 라며 냉소했고, 나스닥에서 엠시스템즈의 주가는 10%나 떨어졌다. 하지만 차츰 판매가 늘면서 캐시카우(cash cow·수익창출원) 상품이 됐다. 2006년에 매출 10억달러(약 1조400억원)를 냈다. 그 해말 회사를 샌디스크에 16억달러에 매각했다."
―벼락부자가 됐을 것 같다.
"아니다. 엠시스템즈를 설립할 땐 내 지분이 100%였지만, 매각할 땐 6%에 불과했다. 지분을 임직원들에게 인센티브로 나눠줬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벌 수 있도록 한 것이 내겐 큰 기쁨이고, 회사를 매각한 이유였다."
―새로 휴대폰 회사를 설립한 배경은.
"엠시스템즈 시절 함께 일했던 친구들은 아이디어가 많고 창의력이 뛰어난 사람들이었다. 회사를 매각한 후 이들을 모아 '모듈(module) 휴대폰' 회사 '모두'를 창업했다. 모듈 휴대폰이란 크기가 작은 휴대폰 본체를 MP3플레이어·내비게이터·스마트폰·디지털액자·카오디오 등에 삽입해 사용할 수 있는 전화기다. 사업 아이디어는 2002년에 냈다. 스마트폰 블랙베리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너무 커서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가 불편했다. 낮에 일할 땐 화면이 큼직하고 컴퓨터식 자판이 달린 스마트폰으로 쓰다가 저녁에 외출할 땐 전화기능만 있는 작고 가벼운 휴대폰으로 변하는 제품을 궁리하다가 모듈 휴대폰을 떠올리게 됐다."
- USB메모리(왼쪽), 모듈 휴대폰 본체
- ―노키아·삼성전자 같은 세계적인 휴대폰 업체들과 경쟁이 가능한가.
"노키아·삼성전자 같은 대형 회사와 경쟁할 생각은 없다. 모두는 독특한 기능과 디자인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기존의 휴대폰으론 불가능한 기능의 제품을 출시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 한다. 노키아·삼성전자는 우리가 매출 100억달러 정도를 내면 그때서야 견제를 시작할 것으로 본다."
―성장전략은.
"가전업체들과 협력하면서 성장한다는 전략이다. 모두의 핵심기술은 작은 휴대폰 본체와 MP3·스마트폰 같은 기능성 전자제품을 연결하는 것이다. 모두는 휴대폰 본체만 만들고 기능성 전자제품은 가전업체가 만든다. 가전업체에 휴대폰과 기능성 전자제품을 연결할 수 있는 칩을 1달러 50센트 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예정이다. '휴대폰 본체 1개와 가벼운 기능성 전자제품 2개' 등을 묶어서 출시할 계획이다. 카오디오 업체와 협력해 휴대폰을 카오디오에 꽂으면 휴대폰에 저장된 음악을 자동차 스피커로 들을 수 있는 상품도 준비 중이다. 캘빈클라인 같은 패션업체와 제휴상품도 추진한다."
―모방제품이 쉽게 나올 것 같은데.
"휴대폰 본체와 기능성 전자제품을 연결하는 기술이 생각보다 까다롭다. 모두가 관련 특허를 많이 갖고 있어 모방제품을 만들기 어렵다. 휴대폰 본체는 겉보기엔 작지만 개발비용이 수백만 달러 필요하고 개발기간도 길다."
―휴대폰은 주로 통신회사를 통해 소비자에게 공급된다. 한국에는 모듈 휴대폰을 언제쯤 공급할 계획인가.
"현재 모듈 휴대폰을 받겠다고 한 이동통신 회사는 러시아·이탈리아·이스라엘에 각각 1곳씩 있다. 올해 말에는 미국·유럽·일본의 통신사와도 공급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한국의 이동통신사와는 아직 제휴계약을 맺지 않았다."
―그럼 한국을 방문한 이유는.
"이번에 한국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했다. 한국이 기계공학·컴퓨터공학 분야에서 앞서 있고, 대형 전자업체가 있어 휴대폰 개발경험을 가진 우수한 인력이 많기 때문이다. 모두코리아의 오춘식 사장은 하이닉스 반도체의 CTO(최고기술책임자) 출신이고, 이영하 부사장은 휴대폰업체 팬택에서 휴대폰을 개발하는 중앙연구소장을 지낸 인물이다."
―휴대폰은 어디서 생산하나.
"중국의 ODM(주문자 요청에 따라 개발·생산하는 방식) 업체와 납품계약을 맺은 상태다. 벤처기업의 특성상 가장 효율적인 생산장소를 물색한 결과 중국을 선택했다."
―휴대폰 외에 다른 벤처기업도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다.
"반도체 회사 '타워 세미컨덕터'와 바이오 벤처기업 '마이오마스'도 설립해 회장을 맡고 있다."
―돈을 꽤 벌었을 것 같다.
"나는 기업인으로 성공했지만, 돈이 많은 것은 아니다. 그 동안 모은 재산은 아내가 자선활동에 관심이 많아 상당부분 기금으로 썼다. 은행계좌에 많은 돈을 넣어 둔 사람이 죽을 때 더 행복하게 죽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의 IT 업계 분위기는.
"젊은이들 사이에 IT 벤처기업 창업 열풍이 불고 있다. 젊은이들은 기업을 키워 세계적인 대기업에 매각하겠다는 의식이 강하다. 마이크로소프트·구글·야후 등이 이스라엘 벤처기업 인수에 관심이 많다."
→ 도브 모란(Dov Moran·53) 회장
이스라엘의 신생 휴대폰 업체 모두(modu)의 창업자로 CEO를 맡고 있다. 테크니온 이스라엘 공대에서 컴퓨터·전자공학을 전공하고, 해군에서 마이크로 프로세스팀 장교로 7년 반 동안 근무했다. 1989년 엠시스템즈를 설립, USB메모리(DiskOnKey), 플래시디스크(DiskOnChip) 등 혁신적인 데이터 저장장치를 개발했고, 2006년 말 회사를 샌디스크에 16억달러에 매각했다.
→ USB메모리
휴대용 데이터 저장장치의 일종. 정식 이름은 'universal serial bus flash drive'다.
USB메모리는 구조가 간단하고 대용량 파일을 저장할 수 있어 플로피 디스크, CD-RW 등을 제치고 휴대용 저장장치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2000년 11월 이스라엘 엠시스템즈가 8MB(메가바이트) 저장용량의 첫 제품을 생산했다. 이후 2GB(기가바이트)·4GB·8GB에 이어 최근엔 16GB·32GB 용량의 제품까지 나와있다. 32GB제품의 경우 1.5GB 용량의 영화파일을 20편 이상 저장할 수 있다.
→모듈(module) 휴대폰
복잡한 기능이 한데 모여있는 휴대폰을 핵심기능 부분과 부가기능 부분으로 나눠 상황에 따라 결합·분리하면서 사용하는 휴대폰이다. 크기가 작은 휴대폰 본체를 MP3·내비게이터·스마트폰·디지털액자·카오디오 등에 삽입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모듈 휴대폰은 이스라엘 모두 사가 처음 개발해 올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2008 세계 이동통신 대회(MWC 2008)'에서 선보였다.
모듀 휴대폰 대표 도브 모란씨가 자신들이 개발한 신제품을 선보이고있다. /정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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