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커진 아이폰5, NFC가 적용되지 않은 이유는?

아이폰5는 기존의 3.5인치 화면보다 커진 4인치 화면을 채용함으로써 스티브 잡스의 암묵적인 룰(?)을 깨버렸습니다. 생전의 스티브 잡스는 스마트폰이 너무 크면 손으로 잡기 불편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아이폰4S까지 3.5인치 화면은 유지되었죠.

하지만 전반적으로 스마트폰의 크기는 점점 대형화되고 있습니다. 4인치 스마트폰이 나온지는 이미 오래되었고 최근엔 4.8인치 크기의 갤럭시S3가 출시되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앞으로 나올 갤럭시 노트2는 5.5인치라는 거대한 크기로 나올 예정입니다.

LG도 4.7인치 옵티머스 G를 최근에 공개했고 팬택은 다음주 베가R3를 5.3인치 크기로 공개할 예정입니다.

갤럭시 노트2의 전작인 갤럭시 노트는 5.3인치로 출시되었는데 손이 작은 여성들에 인기가 없을줄 알았는데 의외로 여성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으며 갤럭시S 시리즈를 뛰어 넘는 성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대화면 외에도 S펜이라는 보조 툴(tool)의 힘도 컸지만 대화면 스마트폰도 여성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수 있겠네요.

이러한 점에서 아이폰5가 크기를 키운것은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더이상 작은 화면에 머무르지 않고 조금 더 많은 것을 볼수 있게 되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에 크게 호응하고 있죠. 

화면이 커진 만큼 아이폰5에는 부품을 탑재할 수 있는 공간이 더 많아졌습니다. 아이폰5가 화면 크기는 커졌지만 두께가 7.6mm로 18% 가량 줄어 들어 실제 내부 공간은 별로 늘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노심은 마이크로 유심보다 44% 작아졌고 음성과 데이터를 하나의 칩을 사용해 처리함으로써 그만큼 공간을 확보했습니다.

새로운 라이트닝 (lightning) 커넥터는 기존 30핀 커넥터보다 무려 80%나 작아져 그만큼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죠. 여기에 8백만 화소 iSight 카메라는 아이폰4S보다 20% 작아졌으며 A6칩은 A5칩보다 22% 작아졌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감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폰5에는 기대했던 기능중 하나인 NFC (Near Field Communications)가 탑재되지 않았습니다. 위에서 얘기한대로 NFC 하나 정도 넣을 공간은 충분히 확보했는데도 말이죠. 

NFC는 전자태그(RFID)의 하나로 이론상 20cm 거리까지 무선 통신이 가능하다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4cm 이하의 가까운 거리에서 작동합니다. 13.56 MHz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며 비접촉식 근거리 무선통신 모듈로 가까운 거리에서 단말기 간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NFC는 전자 결제뿐 아니라 마트나 상점등에서 물품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고 여행 정보 전송, 교통 카드, 출입통제 장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죠.

앞으로 NFC를 이용한 모바일 결제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최근에 출시되는 스마트폰에는NFC 기능이 많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NFC 기능을 탑재한 안드로이드폰은 이미 많이 출시된 상태이고 심지어 스마트폰 후발 주자인 윈도폰 루미아 920에도 NFC가 탑재되었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아이폰5에 NFC를 탑재하지 않았죠. 이에 대해 Forward Concepts의 애널리스트 Will Strauss는 두가지 이유를 들었습니다.

첫번째는 아이폰5 후면을 감싸고 있는 알루미늄 때문입니다. 아이폰5의 알루미늄 바디는 정보를 데이터 터미널로 전송되는 것을 가로막는다고 하는군요. NFC는 휴대폰 주파수보다 낮은 주파수(13.56 MHz)로 작동하는데 때문에 보다 긴 안테나를 필요로 한다고 합니다. 안테나는 보통 배터리 주위에 위치하고 있는데 금속으로 되어 있는 아이폰5 뒷면은 전파를 차단해 데이터 터미널에 도달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에 NFC를 사용할 수 없다는 얘기죠.
 

플라스틱이나 케블라 (Kevlar) 소재 또는 이와 비슷한 재질을 사용하면 NFC 기능을 사용할 수 있지만 금속 재질은 NFC 기능을 사용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아이폰5는 알루미늄을 사용함으로써 디자인적인 면에서 커다란 매력을 이끌어 냈지만 대신 기능적인 부분은 포기했다고 얘기할 수 있겠네요.

두번째 이유는 애플은 아직 아이폰5에 NFC 기능을 도입하기를 원치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애플은 아직 NFC 시장이 성숙되지 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얘기죠. 애플은 전에도 이와 비슷한 행보를 보여 왔습니다. 예를 들어 넷북이 크게 인기를 끌어 모든 PC 제조사들이 넷북을 내놓을때도 애플은 넷북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넷북 시장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죠. 오히려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같은 새로운 제품을 내놓아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냈습니다.

NFC가 주목을 받고 서서히 성장세에 있기는 하지만 휴대폰 결제 기술은 계속 진화중이고 NFC가 보다 폭넓게 적용되려면 아직 많은 걸림돌이 남아 있습니다. 최근 갤럭시S3를 NFC를 이용해 해킹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는데 이는 NFC의 보안이 아직 취약하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고 Square 같은 새로운 경쟁 서비스도 속속 생겨나고 있기 때문에 NFC는 아직 주요 모바일 결제 수단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가까운 장래에 NFC를 뛰어 넘을 새로운 기술이 나타난다면 아직 확고한 기반을 마련하지 못한 NFC는 쉽게 퇴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애플이 NFC를 도입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 아닌가 생각되는군요.

모바일 결제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 될지 개인적으로도 매우 궁금합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쉽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려면 소비자들이 아무런 꺼리낌없이 현금이나 카드대신 스마트폰으로 결제를 할수 있을만큼 모바일 결제를 신뢰할 수 있는 기술과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하겠지요. 어쩌면 애플은 이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지금 이순간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냥 놔두기에는 너무 매력적인 블루 오션이 모바일 결제 시장일테니까요.
 

Why the iPhone 5 Does Not Have N.F.C. — It C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