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먹고 공포를 없앤다?

News 2009. 2. 19. 12:30 Posted by 와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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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을 사용해서 공포심을 없애는 연구가 진행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내용을 살펴보았는데 꽤 흥미로운 결과인것 같아서 간단히 정리해 소개합니다. 앞으로 연구가 더 진행되면 원치않는 공포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공포를 잊을수 있는 좋은 소식이 들릴것 같군요.

사람의 감성이나 감정을 건드린 기억은 잊기 힘들고 개개인의 자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우리가 가진 가장 강한 감정은 공포심이라고 하구요. 공포심은 무모하게 위험한 상황으로 뛰어들지 않게 하는 유용한 생존 메카니즘이지만 (고개가 끄떡여지는 문구네요), 인간을 나약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또한, 공포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와 같은 여러가지 정신병의 주요한 요소로도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이 단어는 몇년전 대구 지하철 화재같은 커다란 사고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겪었다고 해서 널리 알려진 바 있지요.)

일단 공포심이 생기면 그것을 떨쳐버리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정신과 의사나 심리학자들은 정신병 환자들이 공포에 대한 반응을 제어할수 있도록 도와주는 여러가지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공포에 대한 기억은 아무리 치료를 받아도 소용이 없다고 합니다. 최근에, 새로운 치료법이 떠오르고 있는데 신경과학자들이 고혈압, 협심증등의 치료제로 쓰이는 프로프라놀롤(Propranolol)을 치료제로 사용하여 오랫동안 쥐가 가지고 있었던 공포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법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이는 프로프라놀롤이 인간의 공포에 대한 기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과학자들의 결론을 이끌어 냈다고 합니다.

약으로 공포심을 없애는 실험에 참가한 사람이 거미사진을 보고 있다. 손목에는 전기 충격기를 부착하고 눈가에 반응도를 측정하는 근전계(筋電界)를 착용했다

프로프라놀롤이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암스테르담 대학의 과학자들이 프로프라놀롤을 실험 참가자를 모집해 3단계로 나누어 테스트했다고 하는군요. 제1단계에서는 참가자들의 손목에 불쾌한 느낌의 전기 충격을 준뒤에 거미의 사진을 보여주어 공포심을 주었고, 24시간뒤에 제2단계에서 한쪽 그룹에게는 프로프라놀롤을 복용하게 하고 다른 그룹에게는 플라시보(placebo) 효과가 나도록 가짜 약을 나눠주었다고 합니다. 그런다음에 다시 거미사진을 보여주어 첫번째 단계에서 참가자들이 느꼈던 느낌을 다시 기억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다시 24시간이 지난뒤에 공포심 소거라는 과정과 공포심 복원이라는 과정을 포함한 마지막 3단계의 실험을 했는데, 공포심 소거 과정에서 참가자들에게 10차례 연속으로 거미 사진을 보여주었는데 이때는 아무런 전기 충격도 가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뒤에, 복원과정에서 다시 거미 사진을 보여 주었는데 이때는 전기 충격을 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과학자들은 지원자들의 공포심에 대한 반응도를 측정하기 위해 지원자의 오른쪽 눈의 주위에 있는 눈꺼풀을 덮는 근육인 orbicularis oculi muscle에 electromyograph라는 근전계(筋電界)를 착용시켰습니다.

프로프라놀롤을 복용한 그룹과 플라시보 효과의 가짜약을 복용한 지원자들의 반응은 완전히 달랐는데 공포심 소거를 하기 전에도 프로프라놀롤을 복용한 그룹은 거미 사진을 보고도 눈에 띄는 반응지수를 보이지 않았고 반면에 가짜약을 복용한 그룹은 공포심 소거후에도 점점 공포심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공포심 소거 과정은 가짜약을 복용한 그룹에게는 별로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이야기지요. 게다가 이들은 복원과정에서 공포에 더 민감해진 반면 프로프라놀롤을 복용한 그룹은 거의 공포심을 느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프로프라놀롤이라는 의약품으로 공포에 대한 반응을 줄여주고 재발을 막아준다는 것을 보여준 실험이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프로프라놀롤에 의해 공포에 반응을 줄여주고 공포에 대한 기억을 지워줄수 있기는 하지만 신경과학기술로는 이런 종류의 건망증이 꼭 프로프라놀롤로 발생했다고는 말할수 없다고 합니다. 아직 과학적 확신이 없어서 그런것 같네요.

이 실험을 한 과학자들은 프로프라놀롤이란 약품이 단백질 신경단위인 뉴런에서 단백질 합성을 방해함으로써 기억을 흐리게 할것이라는 가정을 했는데, 프로프라놀롤의 정확한 메커니즘에 대한 더 자세하고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고 어떻게 효과가 지속되는지에 대해서도 결론을 내려야 할것이라고 하는군요. 이를 통해 개선된 정신질환 치료제가 나와 공포로 인한 고통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편하게 해주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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