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가상현실(VR)은 단순한 미래 기술이 아니라 대중화 단계를 시작했으며 실제 적용되는 사례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 글을 통해 가상현실(VR) 기술에 의해 변화되는 미래 산업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을지 여러 가지 관련 산업 분야에 대한 예측과 전망을 해보고자 한다.
I. 가상현실(VR)의 대중화
지난 2월 21일 삼성전자는 스페인에서 개최한 언팩 (Unpacked) 행사를 통해 7번째 갤럭시S를 발표했다. 매년 열리는 MWC 행사 바로 전에 언팩 행사를 개최하면서 전세계 언론의 관심을 모으고 이를 통해 갤럭시 S7의 홍보를 노리는 삼성전자의 단골 전략이 바로 언팩 행사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갤럭시 S7을 최대한 널리 알렸고 전세계 언론의 주목을 이끄는 효과를 냈다. 그러나, 올해 언팩을 통해 새롭게 주목받은 것은 갤럭시 S7이 아니라 바로 가상현실(VR)이라고 할 수 있다.
가상현실은 갤럭시 S7 발표 이전부터 오랫동안 주목받아 왔던 기술이었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이다. 그러나, 갤럭시 S7이 발표된 언팩 행사이후에 가상현실에 대한 일반 대중의 관심은 더욱 더 커졌다. 이전까지 가상현실을 잘 모르고 있던 사람들까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S7과 기어VR을 통해 가상현실을 더욱 가깝게 알게 된 것이다.
사실 갤럭시 S7은 전작인 갤럭시 S6보다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다. 때문에 갤럭시 S7 발표시에 같이 공개된 기어 VR과 현장에 깜짝 등장한 마크 주커버그에 대한 관심이 더 컸다고 할 수 있다. 마크 주커버그는 갤럭시 S7을 발표하는 언팩 행사에 깜짝 등장해 가상현실 (VR) 기술을 하나의 소셜 플랫폼으로 소개하며 VR 기술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소셜 경험을 제공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내었고 이를 통해 일반 대중의 VR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폭되었다고 볼 수 있다.
II. 가상현실(VR)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들
페이스북은 이미 2년전 VR 헤드셋 제조업체 Oculus를 인수하며 VR 시장에 적극적인 투자를 해 왔다. 삼성전자 역시 VR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내다보고 Oculus와 협력해 기어VR을 개발, 출시했고 올해 MWC를 통해 기어 VR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을 더욱 활성화시키는 VR 대중화 전략을 펴고 있다.
페이스북과 삼성전자가 VR 대중화에 나서는 이유는 한계에 이르고 있는 기존의 서비스 및 스마트폰 비즈니스를 벗어나 새로운 수익 모델로 VR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애플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하나의 에코시스템을 구축하여 큰 성공을 거둔 것처럼 페이스북 또한 VR 시장에서 독자적인 에코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VR 시장을 선도하려고 하는 중이다. 애플이 모바일 시장을 선점하면서 많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Apple의 iOS용 앱을 개발할 수밖에 없었듯이 VR 시장의 경우에도 이와 같은 과정을 밟게 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VR 시장에서는 VR 앱을 통한 수익뿐만 아니라, VR 소셜 미디어에서 생성된 데이터들로부터 수익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으며 페이스북은 유저들의 특성을 좀 더 깊이 파악하기 위해 인공지능(AI)까지 개발하고 있다. VR 헤드셋 Oculus Rift와 페이스북이 개발 중인 인공 지능이 통합되면 막강한 파워를 발휘해 VR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수많은 활용가능성을 가진 VR 기술을 단순한 소셜 플랫폼으로 규정한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VR 기술을 단순한 소셜 플랫폼으로 규정한 마크 주커버그의 행보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의견이 존재하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페이스북이 2016년 들어 발빠르게 VR 대중화에 시동을 걸고 있지만 다른 업체들이 이를 그냥 두고만 보는 것은 아니다. 애플은 최근 미국 최고의 VR 전문가로 꼽히는 더그 보먼 버지니아 공대 교수를 영입했는데 VR 시장 진출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스마트폰 기반 VR 헤드셋 관련 특허 신청 및 사람의 표정을 인식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이모션트라는 기업도 인수하는 등 VR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것이나 다름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구글은 기존의 가상 현실 헤드셋 구글 카드보드를 대폭 업그레이드한 VR 기기를 올해 5월 구글 I/O를 통해 내놓을 것으로 보이며 이 기기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 및 고품질 렌즈와 센서를 탑재해 보다 강력한 VR 기기를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또한, 전통의 소니는 이미 플레이스테이션 VR을 공개하며 시장에 진출했으며 페이스북과 삼성전자의 기술 파트너인 가상현실 전문업체 오큘러스 VR이 개발한 오큘러스 리프트가 올해 처음 예약판매를 시작해 VR 시장에 출사표를 내기도 했다. 여기에 대만의 HTC와 미국 게임 개발업체 밸브가 함께 만든 VR 기기 HTC 바이브도 공개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밖에 마이크로소프트는 VR 기기는 아니지만 증강현실(AR) 기기, 홀로렌즈를 통해 조금은 색다른 방식으로 VR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홀로렌즈는 기어VR이나 오큘러스 리프트, HTC 바이브처럼 시야를 완전히 차단하는 디스플레이를 쓰는 방식이 아니고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HMD)를 착용한다. HMD를 통해 실제 주변 사물을 보면서 그 위에 별도의 가상현실을 덧씌우는 방식이다.
III. 가상현실(VR) 대중화에 영향을 받는 산업 분야
VR 기술의 대중화는 수많은 산업 분야에 영향을 끼칠것이다. 골드만삭스는 가상현실 (증강현실을 포함한) 산업은 가까운 미래에 수십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2025년까지 관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포함해 가상현실 시장 규모가 800억 달러에 이를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VR 대중화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 큰 영향을 주어 많은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현실 기술의 대중화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은 먼저 마케팅을 들 수 있다. VR을 이용한 마케팅은 사용자의 주변 시야를 완전히 차단해 몰입도 높은 영상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제품의 스토리텔링을 극대화 할 수 있고 강력한 브랜드 인지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향후 마케팅 산업에 매우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e커머스 분야에 VR 및 AR을 적용하면 제품의 간접 체험을 강화할 수 있어 제품 판매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가구나 대형 가전 제품을 구입할 때 VR 또는 AR을 이용해 자신의 집에 가상 설치를 해 본다면 매장에 나가 제품을 직접 확인하는 수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이를 통해 제품 환불 및 교환으로 인해 생기는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VR 대중화는 의료 산업에도 큰 영향을 끼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응급 환자의 수술을 담당하는 의사가 멀리 떨어져 있는 해당 분야에 정통한 유명 의사의 자문을 VR 기기를 통해 받는다면 수술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으며 VR 기기를 통해 원격 진료와 처방을 한다면 병원을 찾기 어려운 환자들의 치료에도 많은 기여를 할 것이다. 관련 산업인 피트니스 분야도 VR 대중화에 의해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데 VR 기기를 활용하면 자신의 운동자세를 확인할 수 있어 보다 정확한 자세를 취함으로써 운동 효과를 극대화 시켜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e러닝 분야도 VR 기술의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는 분야이다. VR을 적용한 e러닝은 몰입도 높은 교육이 가능하고 학습자의 능률을 강화시키는데 큰 효과를 예상할 수 있으며 일대일 가상 과외 등 새로운 교육 방식이 등장할 수도 있다.
VR을 통한 부동산 서비스 시장도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사진 및 동영상을 통한 건물 및 토지 확인이 VR 기술을 활용하면 실제로 현장에 방문하는 것과 같은 느낌으로 구입하고자 하는 부동산을 확인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빠르고 정확한 부동산 매매가 이루어질 수 있을 전망이다.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분야도 VR 대중화로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산업이다. 실제로 할리우드에는 가상현실 헤드셋을 이용한 VR 영화 제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최근 개최된 세계적인 영화 페스티벌 Sundance 에서도 다수의 VR영화들이 소개됐고 4월 개최되는 Tribeca Film Festival에서도 다수의 VR 영화들이 소개될 예정이다. 또한, 어린이용 VR 애니메이션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게임 및 뉴스 등 TV 방송에도 VR 기술을 적용하는 예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VR로 인해 보다 편리해지는 분야로 회사업무도 빼 놓을 수 없다. VR 기술을 통하면 멀리 떨어진 파트너나 지사 직원들과 같은 장소에서 회의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받을 수 있는 원격화상 회의가 가능하고 이를 발전시키면 재택근무가 가능한 분야도 많아지기 때문에 보다 적은 비용으로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업무 수행이 가능하다. 또한, VR을 통해 개인화된 직업훈련 및 사내 교육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IV. 시사점
※ 이글은 디지에코 이슈앤트렌드(Issue&Trend) 기고문으로 원고료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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