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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찬님이 ZDNet에 쓰신 구글 크롬에 대한 기사를 옮겨 놓습니다.
구글 크롬에 대해 잘 몰랐던 이야기도 볼만하고 전문가로서 남다른 견해도 읽어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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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크롬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윤석찬 (다음 R&D 센터 팀장)   2008/09/09 03:50:0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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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디넷코리아]웹 브라우저 출시에 대해 수년간 계속해서 부인해 오던 구글이 ‘Google 크롬(Chrome)’을 전격 출시함에 따라 지난 한 주 동안 다양한 이슈와 이야기가 터져 나왔다.

구글은 오래 전부터 기존 업계와 오픈 소스 방면의 우수 인재들을 흡수해 왔기 때문에 구글형 오피스나 운영체제를 새로 만든다고 해도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만큼 인적 자원과 자금의 여유가 풍부한 현재 전 세계적으로 최대의 인터넷 기업이기 때문이다. 구글 크롬이 가져온 몇 가지 담론이 우리가 앞으로 인터넷 및 소프트웨어 업계를 전망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이를 기술 구현과 시장 경쟁 그리고 구글의 전략의 관점에서 살펴 보자.

기술: 해 아래 새것이 없다!
기술 구현 측면에서 살펴보자면 구글 크롬은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웹 브라우저다. “오픈 소스에 빚졌다”라고 직접 언급한 대로 전체 코드의 80%이상은 기존 오픈 소스 제품에서 빌려 왔으며 자체적으로 개발한 코드 중에도 자바스크립트 엔진인 V8을 제외하면 기존 구글 제품에 포함된 코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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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잘한 일이 있다면 이들 중에 좋은 것만 골라내서 아주 똑똑하게 엮어 냈다는 점이다. 렌더링 엔진은 웹킷을 쓰고, 자바스크립트 엔진은 직접 만들었으며, 플러그인 엔진과 네트웍 보안 코드는 모질라 커뮤니티에서 가져오는 식이다.

기술 개념 역시 마찬가지다. 구글 크롬의 대표적인 기술 개념인 탭 브라우징의 안정성을 위한 ‘탭 멀티 프로세싱’ 개념은 MS가 IE8 초기 버전을 낼 때 이미 구현한 기법이다.

고도화된 웹 애플리케이션의 병목 현상으로 지목된 자바 스크립트 속도 개선을 위해 개발한 V8(자바스크립트 엔진) 역시 모질라 커뮤니티가 이미 연초부터 개발해 오던 TraceMonky라는 신형 엔진 방식을 모델링 한 결과이다.

크롬을 보고 있자면 그들의 주특기 중에 하나인 ‘난해한 시험 문제 풀기’에 정답을 써 낸 수험생과 같은 인상을 준다. 맨 처음 소개한 카툰을 보더라도 기술 업계에서 구글이 하면 다르다는 인상을 강하게 남기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여러 곳에 나타난다.

다른 한편으로 구글 크롬은 넷스케이프나 사파리, 플락(Flock)처럼 단일 오픈 소스 커뮤니티의 결과물을 그대로 이용하지 않고 자신들의 코드를 취합해 새로운 형태의 상용 제품을 만들어 냈으며 이는 이제 서비스가 코드 보다 훨씬 더 중요함을
보여준 계기가 되었다.

경쟁: 파이어폭스냐? IE냐?
구글 크롬 출시 후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구글 크롬이 파이어폭스(Firefox) 사용자의 점유율을 빼앗아오지 않겠냐고 물어왔다. 그에 대한 답으로 스스럼 없이 상대는 IE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어폭스를 만들어온 모질라 재단은 이윤을 추구하는 다른 웹 브라우저 업체와는 목적과 존재 이유 자체가 다르고 여전히 혁신과 경쟁을 추구하는 대안의 자리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파이어폭스 사용자 상당수는 유럽을 위시한 비(非)북미 사용자들이며 (유럽 평균 30%인 반면 북미는 15% 안팎이다.) 빠른 속도와 보안 기능 그리고 다양한 확장 가능성을 중요시 할 뿐만 아니라 독점 기업으로서 반 MS 정서도 그에 못지 않다. 대부분의 파이어폭스 사용자가 크롬을 설치해 며칠 사용해 볼 수는 있어도 확장 기능 및 테마의 문제 때문에 다시 되돌아 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구글 크롬 출시 후 일 주일이 안되어 나름 독특한 탭 인터페이스와 새 탭 열 때 바로가기 화면 등을 구현한 Chrome Package 확장 기능이 이미 선보였을 정도이다. 파이어폭스가 선보인 사용자 참여 기반 커뮤니티는 그렇게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반면 구글은 가장 많은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잘 알려진 인터넷 서비스 기업이며 이 때문에 IE를 사용하는 북미의 일반 사용자층을 끌어들이는데 아주 효과적일 것이다. 구글 자체가 가지고 있는 브랜드 네임과 마케팅 능력은 MS와 대척점에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증하듯 IT 분야 종사자가 많이 찾는 기술 블로그인 테크크런치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크롬 출시 이후 6%의 접속 비율을 보였는데, 파이어폭스 사용자는 2% 늘어난 반면 IE 사용자가 7%가 빠지는 양상을 보였다고 한다. (크롬 출시 이전 테크크런치의 파이어폭스 사용자는 56%, IE는 30%였다.)

구글 크롬은 웹 브라우저 시장의 경쟁에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 이는 웹 브라우저시장이 여전히 살아 있으며, 경쟁을 통한 혁신이 가능함을 알려준 긍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다. 구글 크롬은 기존 애플 사파리나 오페라 같은 상용 웹 브라우저와 같은 위치에 존재하고 있지만, 구글의 브랜드 네임과 마케팅 능력을 볼 때 인터넷 익스플러 사용자층을 잠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파이어폭스의 속도와 보안 및 UI 혁신에 대한 개념을 차용하면서도 향후 기능 개선은 구글에 의해 제공되는 일반 상용 소프트웨어와 같은 수준이 될 것 같다. 파이어폭스 같은 사용자 참여 커뮤니티 지원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있지만 우선 순위가 낮은 점이 바로 그런 이유이다.

전략: 웹 애플리케이션과 모바일
올해 Google Developer Day에서 천명한 가장 중요한 기술 전략 두 가지는 바로 구글 기어스(Gears)와 안드로이드(Android)이다.

전자는 자신들의 웹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을 모든 웹 브라우저뿐만 아니라 데스크톱 소프트웨어 영역까지 제공하려는 것이고, 후자는 이를 데스크톱뿐만 아니라 모바일까지 확대하려는 전략이다. 구글은 이 전략에 굉장히 많은 자원을 쏟아 붓고 있으며 구글 크롬도 이러한 전략에서 나온 것이다.

많은 블로거와 평론가들이 구글 크롬이 과거 넷스케이프와 썬이 그랬던 것처럼 데스크톱 운영 체제인 윈도우를 대체하려는 네트웍 컴퓨팅의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좀 더 엄밀히 말하면 운영 체제를 대체(Replace)한다기 보다는 쓸모 없게(Useless)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운영 체제를 기반한 S/W 플랫폼은 여전히 건재하고 이 시장에서는 구글이 아닌 애플과 우분투가 윈도우를 향해 혁신을 계속하고 있다.


넷스케이프가 실패한 이유는 바로 S/W 플랫폼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직접 경쟁했기 때문이다.

구글 조차도 과거 소프트웨어를 번들링 해서 제공하려던 ‘구글 팩(Google Pack)’이 거의 실패하였고, 구글 어스(Google Earth)를 제외하고 데스크톱 S/W가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 (구글 어스 조차도 구글맵과 연동을 위해 플러그인 기반으로 전환하는 중이다.) 따라서 S/W 플랫폼에서 직접 경쟁하기 보다 자사의 강점을 통해 경쟁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구글은 웹 브라우저와 이를 운영 체제와 연결 시켜 줄 ‘기어스’라는 런타임(Runtime)에 집중하고 있다. 구글이 HTML5이라는 웹 표준 제정에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크롬 내 웹킷 엔진에서 이미 구현된 (기어스 자체 기능 중 하나인) HTML5의 오프라인 지원 기능을 빼버리는 일을 서슴지 않았던 이유이다. FAQ에서 향후 지원을 언급했지만 역시 우선 순위의 문제다.

구글 크롬이 성공한다면 구글 기어스는 MS의 실버라이트와 어도비 AIR와 같이 핵심 배포처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구글 앱스 즉, 지메일, 구글 닥스와 스프레드 시트 같은 웹 애플리케이션 시장이 초기임을 감안하면 적극적인 투자가 진행 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 보다 중요한 것은 안드로이드 모바일 플랫폼과 연동 가능한 유연한 S/W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아이튠스와 사파리가 아이팟과 아이폰과 연동하는 애플의 혁신 모델을 벤치마킹한 결과이다. 안드로이드에 크롬이 장착되고 이를 통해 웹 애플리케이션 혹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상호 호환 가능하도록 하는 것은 구글의 가장 중요한 전략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

구글 크롬: 핵심에 집중하길
구글이 스스로 밝힌 대로 구글 크롬은 아직 완전하지 않은 베타 버전이다.

구글 크롬은 전략상 중요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빠르게 완성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며 이를 통해 웹 애플리케이션 기술과 시장이 보다 확대되길 바란다. 이것이 바로 전 세계 웹을 플랫폼화 시킨 성공 이유와 핵심 역량을 스스로 증명하는 길이 될 것이다. 구글은 S/W 플랫폼이 아니라 ‘웹 플랫폼’을 기반한 기업이고 웹 2.0의 주역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구글 코리아가 밝힌 구글 크롬에서 액티브X를 지원하겠다는 어설픈 눈속임에 대해 한마디 하고 싶다. 작금의 한국의 액티브X 이슈는 그 기술 구현 자체에만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다. 크롬의 액티브X 지원은 한국처럼 액티브X와 통신하는 비 표준 자바스크립트(Jscript)까지 지원하는 수준도 아닐뿐더러 과거로 돌아가자는 이야기 밖에 안 된다.

이미 액티브X로 남용으로 인한 운영 체제의 보안 이슈 때문에 땜질로 만든 키보드 해킹 방지 및 온라인 백신 같은 또 다른 액티브X를 강제로 지원해야 하는 정책적 이슈 또한 간단히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기술 시장의 변화에 따른 한국 정부와 금융 당국의 정책의 변화로만 가능한 일이다.

전 세계적으로 구글이 가져온 웹 기술 혁신으로 인해 인터넷 시장이 활성화 되고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구글 코리아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이러한 변화를 선도하지는 못할 망정 단기 성과에 눈이 멀어 자사의 핵심 역량을 망치고 스스로 눈속임을 하는 것은 한국 인터넷 시장 전체적으로 볼 때 옳지 못한 일이다.

구글도 자신의 핵심에 집중하여 혁신을 이루어 왔듯 구글 코리아도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한국에서도 적극적으로 개척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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