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아이폰4 출시로 생각해본 애플-스티브 잡스

SK텔레콤(이하 SKT)가 예고대로 아이폰4 출시를 합니다. 3월 9일부터 사전 예약 판매 접수를 받는다고 하는데 이제 아이폰을 사용하고자 하는 분들은 통신사 고민의 문제에서 거의 해방되는 셈입니다. (LG U+도 아이폰을 출시하면 아이폰의 통신사 문제는 완전히 해결되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적기 때문에...)

기존 KT와 SKT, 어느 통신사로 가입하는 것이 사용자들에게 유리할까요? KT를 오랫동안 사용한 사람들은 계속 KT에 남는것이 좋겠지만 아이폰때문에 KT로 이동했던 사용자들은 SKT로 복귀하는것을 생각해볼수 있겠네요.

특히 아이폰3GS 가입자들은 올 11월부터 2년 약정이 만료되기 때문에 SKT는 이들을 노리고 일찌감치 아이폰4를 출시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미리 아이폰을 출시해야 앞으로 나올 아이폰5 수요도 보다 쉽게 흡수할수 있기 때문이죠.

올해 SKT와 KT의 약정 만료 가입자들은 총 1300만명(SKT 800만명, KT 500만명)에 이른다고 하죠. 이들중 스마트폰, 특히 아이폰을 선택할 사람의 비율이 꽤 높을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아이폰 가입자들이 어떤 통신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SKT와 KT의 이동통신 가입자 점유율은 큰 폭으로 요동칠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럼, SKT와 KT, 어느 통신사에 가입해야 아이폰을 사용하는데 유리할까요?

요금을 생각하면 KT 아이폰
일단 요금제는 거의 비슷하기때문에 큰 차이는 없어보입니다. SKT와 KT의 아이폰4 16GB/32GB 요금제를 비교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SKT가 내놓은 아이폰4 요금제는 KT와 비슷한데 KT가 월 할부금과 총 납입금에서 같거나 아주 약간 저렴합니다. 가입자가 가장 많다는 45000원 요금제의 경우 아이폰4 구입비용은 26만 4천 4백원(월할부금 1만1천원, 16GB 기준)정도로 KT보다 400원 비싼 수준으로 거의 같다고 보면 됩니다. 55000원~80000원(KT는 79000원) 요금제의 경우 SKT의 월할부금이 KT보다 783원에서 1천808원 정도 비싸고 나머지 혜택은 같습니다. 하지만 무료 문자 메시지 (SMS)제공은 45000원과 55000원 요금제의 경우 KT가 SKT보다 100건 많습니다. 전체적으로 KT가 조금 나은 조건이라고 볼수 있겠네요.

95000원 요금제를 보면 SKT와 KT가 문자 메시지(SMS) 1000건을 제공, 동일하지만 SKT는 망내·망외를 모두 합해 1000분의 무료 음성 통화를 제공하는데 KT는 망외 800분, 망내 무제한 무료 음성 통화를 제공해 KT가 월등히 유리합니다. 특히 집전화는 약 90%를 KT가 장악하고 있어 통화량이 많은 사용자는 KT 아이폰을 사용하는게 훨씬 유리하겠죠. 하지만 95000원 요금제를 사용하는 아이폰 유저들이 무료 통화를 그렇게 많이 사용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이폰을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30만개에 달하는 풍부한 어플과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사용할수 있다는 점이지 무료통화가 주목적은 아니기 때문이죠. 하지만 무료 통화가 많은 폰을 원한다면 KT 아이폰 95000원 요금제도 참고할만 하겠네요.

AS를 생각하면 SKT 아이폰
요금제를 보면 KT 아이폰이 낫지만 AS를 생각하면 SKT도 고려 대상입니다. 애초부터 SKT는 AS를 아이폰 도입의 가장 큰 걸림돌로 생각하고 애플과 다각적인 협상을 벌였는데 SKT가 내놓은 이른바 프리미엄 AS 전략은 어느정도 소비자들에게 먹혀들어갈것 같습니다.

SKT와 KT의 아이폰 AS를 비교하면 KT는 애플이 AS른 전담했는데 SKT는 애플과 SKT가 협력해 AS를 맡기 때문에 AS센터가 애플의 76개소에 SKT AS센터 32개소가 추가되어 총 108개 AS센터를 운영하게 된다고 하는군요. SKT는 자사 AS센터를 지속적으로 늘릴 예정이어서 AS가 가능한 지역은 KT를 훨씬 앞지를 전망입니다.

또한 아이폰에 문제가 생긴 경우 새제품으로 교환해 주는 기간도 KT의 1일보다 훨씬 긴 7일로 늘렸습니다. 아이폰 구입 초기에 문제가 생길 경우 하루만 지나도 리퍼제품으로 교환받게 되어 불만이 많았는데 이 기간이 7일로 늘어나 이에 대한 불만이 조금은 줄어들것으로 보입니다. 이 조건은 앞으로 아이폰5에도 적용될것으로 보여 아이폰 구입 고객은 그만큼 리퍼 제품 교환에 대한 불안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실 신제품을 샀는데 불과 하루만에 남이 쓰던 아이폰을 받아야 한다면 누구나 불만을 가질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문제는 아이폰 구입에 상당히 크게 작용할수 있죠. SKT가 했다면 KT도 할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SKT의 AS전략중 차별화 또한가지 사항은 AS비용 결제방식과 할인프로그램입니다. KT는 별도 할인 프로그램이 없고 (분실 및 파손 보험은 있음) AS비용 결재도 현금이나 카드로 일시불 결재만 가능했는데 SKT는 3·6개월 무이자 할부와 OK캐쉬백·T포인트 등 포인트 결제를 도입해 다양한 방식의 결재가 가능합니다. 또 자사 우량고객에게는 연간 최대 10만원의 AS 할인을 해준다고 하네요. 이는 전세계 이통사중 유일한 아이폰AS정책이라고 하는데 SKT 장기 사용자들을 묶어둘수 있는 아주 효과적인 장치를 추가한것 같네요.

AS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에게 어느정도는 어필할수 있는 전략들인것 같습니다. 다만 아이폰5 출시가 얼마 남지 않아 아이폰4 수요가  당분간 많지 않을 전망이고 그동안 KT가 얼마든지 대응책을 마련할수 있다는 점때문에  당장은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울것 같습니다. 실제로 KT는 3월중으로 개선된 AS 정책을 내놓기로 했다는군요. 아이폰 신제품 교환도 SKT보다 2배 긴 14일로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하는군요.

T맵도 아이폰에서 가능?
SKT의 아이폰 전략중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이 있는데 바로 T맵입니다. 실시간 내비게이션으로 유명한 SKT의 T맵은 멜론, T스토어와 함께 SKT의 3대 킬러 서비스로 알려진 서비스인데 현재 아이폰용으로 제작중인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이폰4 공식 출시와 함께 공개될것으로 보이는데 T맵때문에 SKT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을정도로 인기 있는 서비스죠.

아이패드에서 사용할수 있는 아이패드용 T맵도 출시될것이란 소문도 있어 T맵이 KT 아이폰과의 경쟁에 있어 커다란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통사간 경쟁= 소비자 혜택 증대
어쨌든 SKT가 아이폰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여러가지로 소비자에게는 좋은 점이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공급자가 경쟁을 하면 할수록 소비자는 그만큼 얻는 혜택이 늘어나게 되니까요.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음으로써 소비자들은 기존에는 누릴수 없는 혜택을 누릴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통신사는 예전처럼 제조사위에 군림하기 어려울것이고 그렇게 되면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점점 더 커질겁니다. 애플뿐 아니라 다른 제조사도 이젠 통신사를 선택할수 있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죠. 모토로라도 아트릭스 출시를 SKT, KT 양사 출시할 예정이고 HTC, 팬택, 삼성전자까지 전략적 파트너에게 먼저 제품을 공급하던 관행에서 여러 이통사에서 동시 출시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이폰이 만들어준 가장 큰 순기능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아이폰과 이를 만든 애플, 스티브 잡스에 대해 다시 한번 고마움을 느끼게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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