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플랫폼 OS로서 윈도우 10의 특징 및 PC 시장에 미치는 영향
I. 줄어든 PC 시장, MS의 위상 하락
2014년 9월 30일,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병기)가 차세대 윈도우를 발표했다. 새로운 윈도우 운영체제의 이름은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윈도우 9이 아닌 윈도우 10 이었다. 지금까지 윈도우는 PC의 주요 운영체제로 MS의 핵심 사업으로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하지만 모바일 시대로 넘어 오면서 PC의 역할이 줄어들고 MS에서의 윈도우 비중 역시 점점 줄어들고 있다.
모바일 기기 사용이 늘어나면서 줄어든 PC와 윈도우 사용률은 MS에게 있어 상당한 타격이 되고 있으며 MS의 위상 역시 예전같지 않다. 이는 MS뿐 아니라 전통적인 PC 제조업체를 비롯, 관련 업체등 IT 산업 전반에 있어서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차세대 운영체제 윈도우 10의 성공 여부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MS의 향후 사업 전반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전세계 PC 시장은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고 회복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 조사업체 IDC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PC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약 2.7%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를 살펴보면 전세계 PC 출하량은 2011년까지 상승하다가 2012년부터 하락하고 있다. 2012년 PC 출하량은 3억4940만대, 2013년 3억 1510만대였으며 올해 예상 출하량은 3억 660만대로 예상하고 있다. 3년 연속 하락세에 있는 것이다.
PC 출하량 감소는 모바일 기기 사용의 급신장으로 인한 것이며 이로 인해 PC 출하량 감소세는 2012년 -4%, 2013년 -9.8%을 기록했고 올해는 -2.7%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들어 급격한 하락세는 일단락된 것으로 보이나 앞으로의 전망 역시 밝지는 못하다.
지난 4월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XP와 오피스 2003의 지원을 중단하면서 윈도우8 및 8.1 탑재 PC의 판매량이 일부 늘어났다. 구형 운영체제와 PC의 대체 수요로 인해 4월 이후 PC 판매량이 소폭 상승한 것인데 이로 인해 PC 출하량의 급격한 감소를 멈출 수 있었고 잠시나마 PC 시장이 회복되었으나 대세는 거스를 수는 없었다.
출처 – IDC (http://www.idc.com/getdoc.jsp?containerId=prUS25267114)
앞으로의 PC 예상 출하량은 2014년 3억660만대, 2015년은 2014년보다 3% 정도 하락한 2억 9700만대로 예상된다. 이후 2018년까지 3년간 PC 출하량은 지속적으로 소폭 감소할 것이고 2018년에는 2억 9200만대가 출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PC 출하량의 주요 감소 요인으로는 모바일 기기 사용의 확산과 신흥 시장에서의 PC 판매 부진이 지목되고 있다. IDC는 전체 PC 시장에서 53%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신흥 시장에서의 2014년 PC 출하량은 10%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행히 북아메리카와 서유럽과 같은 성숙 시장에서의 기업용 PC 판매량이 7% 정도 늘어나 하락세를 막아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PC 출하량 감소는 주요 PC 운영체제인 윈도우 판매의 감소로 직결된다고 할 수 있으며 MS의 위상을 하락시킨 주요 원인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II. 윈도우 10의 주요 특징 및 보완해야 할 사항들
아직 정식 버전 출시 전이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을 바탕으로 살펴보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우 10은 단말기에 관계없이 사용자 경험(UX)을 통합해 사용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 OS이다. 이는 PC는 물론 스마트폰, 태블릿, TV, 사물 인터넷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사용될 수 있다는 뜻으로 향후 미래의 플랫폼 경쟁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부분이다.
윈도우8에서 사라진 시작 버튼이 윈도우 10에서 부활했는데 이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원했던 부분이다. 단순히 시작 버튼을 부활시킨 것이 아니고 시작버튼을 누르면 Live Tile이 나타나고 이를 통해 각종 앱 실행도 가능해졌다.
업무용 기능 강화를 위해서는 한 화면 상에서 여러 가지 앱을 띄워 놓고 작업이 가능 Snap Assist와 개별 데스크탑 화면을 설정해 화면마다 다른 작업 실행이 가능한 멀티 데스크탑(Multi-Desktop) 기능이 추가되었다.
또한, 작업 표시줄에 추가된 신규 작업을 볼 수 있는 Task View 기능이 추가되었고 앱 실행시 전체 화면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불편을 없애 창의 크기도 조절이 가능해졌다. 키보드 분리가 가능한 2-in-1 PC 같은 경우 자동으로 태블릿 모드로 변경되는 등 각종 편의 기능도 많이 개선되었다.
윈도우 10이 위와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PC 시장의 회복 없이는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 왜냐하면 윈도우 10에서 개선되거나 추가된 기능의 대부분은 PC에서의 기능을 중심으로 하고 있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용 기능은 윈도우 8.1과 비교해 달라진 것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통합형 플랫폼으로서 윈도우 10의 역할은 현재와 크게 달라지는 것 없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2014년 9월 현재 모바일 OS 중 윈도폰 OS의 점유율은 2.38%로 미미한 편으로 윈도우 10이 통합 플랫폼 OS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모바일 OS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애플은 아이폰을 크게 성공시키며 iOS와 맥 OS를 부분적으로 통합해 맥PC의 점유율을 늘리는데 성공한 반면, MS는 윈도우의 사용자 경험(UX)을 윈도폰 OS에 통합하는데 실패했으며 윈도폰 OS에 적용된 라이브 타일을 적용한 메트로 UI를 윈도우8에 적용하며 새로운 경험을 제시했으나 이 역시 기존 윈도우 경험에 익숙한 기존 사용자들에게 공감받지 못하였다.
모바일 OS 점유율을 끌어 올리면 그만큼 윈도우 10의 사용자 경험(UX)은 증가하고 이를 기반으로 윈도우 OS 사업 전반에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윈도우 10의 모바일 기기용 기능은 대대적인 개선과 추가가 필요하다.
윈도우 10 UI 역시 라이브 타일 UI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기존 윈도우와 같은 아이콘과 폴더 형태의 UI에 익숙한 사용자가 더 많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과감히 라이브 타일 UI는 일부 앱에서만 제한적으로 제공하며 사용자 경험(UX)이 보편화되어 거부감이 사라졌을 때 다시 도입을 추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윈도우 10의 가격 정책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낮추어야 윈도우 10의 사용률이 높아질 것이다. 애플의 경우 맥OS를 2013년 Mavericks부터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MS는 자체 제조 및 판매하는 PC가 서피스 시리즈에 불과해 이 같은 정책을 전체 PC를 대상으로 적용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신규 PC에는 일정한 가격을 받고 윈도우 10을 판매하더라도 업그레이드하는 경우에는 하드웨어 사양이 허락하는 한 과감하게 무료 또는 매우 저렴하게 OS를 제공하는 것이 윈도우 사용자 경험(UX)을 늘리는 것은 물론 PC 판매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이는 OS의 정품 사용을 유도하는데도 유리하고 불법 OS 복제를 막는데도 크게 기여를 할 것이다.
OS뿐 아니라 윈도우 앱스토어 역시 활성화 시켜 보다 많은 개발자가 윈도우 10 및 윈도우 폰 OS용 앱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윈도우 10 용 앱을 새로 개발하는 것 도 중요한 일이지만 기존의 윈도우 앱은 물론 iOS 및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앱을 윈도우 10용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많은 개발자들을 윈도우 10 환경으로 끌어들이는 작업 또한 잊지 말아야 할 부분 중 하나이다.
III. 윈도우 10이 PC 시장 회복에 기여하기 어려운 이유
PC 사용률이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많은 일은 PC에서 처리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 운영체제인 윈도우 10이 보다 저렴한 가격과 새로운 디자인과 기능 등으로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한다면 PC 판매량이 회복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윈도우8에 대한 거부감 내지는 불편함으로 인해 그 동안 PC 구입을 망설였던 PC 사용자들이 시작 버튼이 부활한 윈도우 10 탑재 PC를 구매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윈도우 10이 전체 PC 시장의 축소를 막을 수 있다고 확언하기는 힘들다.
최근 몇 년 동안 인기를 끌어온 스마트폰과 태블릿 사용자들이 자신들의 구형 PC를 업그레이드할 필요성을 느끼고 새로운 운영체제 윈도우 10을 탑재한, PC를 구매하는 것이 PC 시장이 되살아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이 같은 사례가 축소된 PC 시장을 다시 확대시킬 만큼 많지는 않을 것이다.
이처럼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사용자들이 예전에 PC로 처리했던 많은 일들을 이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인터넷 검색, 이메일 확인과 작성은 물론이고 문서 파일도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굳이 무겁고 부팅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PC를 켤 이유가 없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가볍고 작아 다루기 쉬운 모바일 기기의 사용은 점점 늘어가고 있다. 최근 보고된 바에 따르면 태블릿 판매량도 감소하고 있다. 이는 크기가 조금 큰 태블릿 사용 조차 불편해 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인기높은 애플의 아이패드의 경우를 보아도 크기가 작은 아이패드 미니가 출시된 후, 아이패드 에어의 판매량은 줄어들었고 아이패드 미니의 판매는 매우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모바일 기기의 사용이 확산되면서 PC의 교체 주기는 더욱 길어지고 있다. PC로 업무를 처리하지 않는 한 고장나서 사용할 수 없을 정도가 아니면 굳이 새로운 PC를 구매할 이유가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윈도우 10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애플과 구글에서 찾을 수 있다.
애플은 맥OS(OS X)를 탑재한 맥북 시리즈로 최근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애플의 2014년 맥OS 탑재 PC는 2000만대 가까이 판매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약 300만대 가까이 늘어난 수치이다. 백분율로 계산하면 17%가 넘는 높은 성장률이다.
전체 PC 시장의 출하량이 -2.7% 감소하는 것과 비교해 상당히 대조적인 결과이기도 하고 맥PC가 현재 성장세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그만큼 윈도우 PC의 감소세는 더 클 것이라는 얘기이다.
애플과는 조금 다르지만 구글 역시 무료 운영체제 크롬OS를 제공하면서 크롬북의 판매를 주도하고 있어 윈도우 PC에 위협이 되고 있다. 전체적인 판매 대수는 아직 작은 편이지만 크롬북 판매량은 점점 늘어가고 있는데 2014년 크롬북 판매량은 전년 대비 79% 늘어난 52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크롬북의 판매량은 앞으로도 점점 늘어날 것이고 2017년에는 올해보다 3배 이상 증가한 144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크롬북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계속 강세를 보일 전망으로 2014년에만 총 8종의 크롬북 모델이 출시되었다. 크롬북의 판매는 주로 미국의 교육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다. 크롬북이 지금까지는 주로 미국 교육 시장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거대한 전 세계 교육시장의 일부에서라도 저렴한 크롬북 사용에 관심을 보인다면 앞으로 크롬북 판매량은 적지 않게 늘어날 것이다.
조사된 바에 의하면 2013년에 판매된 전체 크롬북 중 85%가 교육용이었지만 앞으로 은행 및 금융, 부동산, 호텔 등 특정 영역에서도 크롬북의 수용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맥PC와 크롬북의 보급이 늘어나는 것은 윈도우 PC의 점유율이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는 뜻이다.
MS로서는 전체 PC의 판매량 감소와 함께 맥PC와 크롬북의 점유율 증가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앞뒤로 맞이한 어려움을 MS는 과연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IV. 시사점
모바일 시대에 접어 들면서 윈도우 PC의 감소는 어쩔 수 없는 대세이다. 갈수록 줄어드는 윈도우 PC의 출하량은 차세대 운영체제 윈도우 10의 성공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모바일 기기의 확산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등 탑재된 모바일 OS와의 통합으로 인해 맥PC와 크롬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고 이는 윈도우 PC 감소세를 부추기고 있다.
윈도우 10은 기존의 사용자 경험(UX)을 버리고 새로운 사용자 경험(UX)을 도입한 윈도우8의 실패를 거울 삼아 진정한 통합형 플랫폼으로서 새롭게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성숙되고 있는 모바일 시대는 물론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물 인터넷 (IoT) 시대를 맞아 통합 플랫폼 OS로서 윈도우 10의 가치가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 이 글은 디지에코(Digieco) 보고서, 이슈앤트렌드(Issue&Trend)에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