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들 파이어, 아마존 태블릿의 완성일까?

디지에코 2011. 10. 12. 06:49 Posted by 와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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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킨들 패밀리의 등장
 

아마존(Amazon)이 지난 9월 28일 신제품 발표회를 갖고 마침내 소문으로 떠돌던 첫번째 태블릿 킨들 파이어(Kindle Fire)를 공개했다.  킨들 파이어는 아마존이 내놓은 전자책 킨들의 최신버전인 뉴킨들(킨들4)와 킨들의 터치 버전인 킨들 터치(와이파이 모델과 3G 모델, 두가지)와 함께 공개되었다.

킨들 패밀리

뉴킨들, 킨들 터치, 킨들 파이어


이번에 새로나온 뉴 킨들(New Kindle)은 킨들3와 같은 6인치 화면을 갖고 있고 물리적 키보드가 빠진 상태로 나왔다. 키보드가 필요한 경우에는 스크린 키보드를 선택해 입력을 할수 있도록 지원한다. 뉴 킨들은 2가지 모델이 있다. 79달러와 109달러 모델로 79달러 킨들은 스페셜 오퍼(special offers), 즉 광고를 포함하고 있는데 광고는 책을 몇분간 읽지 않을때만 스크린 세이버 형식으로 나온다. 109달러 모델은 광고가 없는 버전이다. 킨들3와 비교해 보면 크기는 18% 작아졌고 무게는 30%나 줄어들었다고 한다. 키보드가 빠진 덕분이다.

킨들3(키보드)와 킨들4

킨들3(키보드)와 킨들4


새로 나온 킨들 터치(Kindle Touch)는 와이파이 버전과 3G버전으로 나뉘고 두가지 버전은 다시 스페셜 오퍼(광고)가 포함된 모델과 그렇지 않은 모델로 나뉜다. 따라서 킨들 터치는 총 4가지 모델이 존재하게 된다.

와이파이 버전과 3G버전 킨들 터치는 3G 모듈 탑재로 인해 3G 버전이 약간 더 무거운 정도. 킨들4와 비교하면 크기와 무게가 약간 더 나가는데, 킨들 터치가 내장 메모리와 배터리 용량이 두배정도 되기 때문이다. 가격은 
스페셜 오퍼(광고) 모델 기준으로 와이파이 버전이 99달러, 3G 버전은 149달러이고 두 버전 모두 광고가 나오지 않는 제품을 구하려면 30달러를 더 주어야 한다.

킨들 터치

킨들 터치


제프 베조스
 

킨들 파이어(Kindle Fire)는 이번 발표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제품으로 아마존이 첫번째로 내놓는 태블릿이다. 아마존 창업자이자 CEO 제프 베조스(Jeff Bezos)는 스티브 잡스이후 최고의 찬사를 받으며 킨들 파이어를 성공적으로 소개했다.

제프 베조스 (Jeff Bezos)

킨들 파이어를 소개하는 제프 베조스


제프 베조스는 아마존을 세운 창업자이자 지속적이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계속 내놓아 지금의 아마존으로 키워낸 사람으로 스티브 잡스와 견줘 손색이 없다는 평을 듣고 있다. 더욱이 이번 킨들 파이어 발표로 인해 제프 베조스의 가치는 더욱 높아져 스티브 잡스가 없는 지금 가장 주목받는 IT 리더이다.

안드로이드로 구동되는 킨들 파이어의 하드웨어 스펙은 사실 크게 주목할 만한 것이 없다. 7인치 IPS 디스플레이(1024x600)에 TI OMAP4 듀얼코어 프로세서에 190 mm x 120 mm x 11.4 mm의 크기, 무게 413g를 가졌다. 하지만 그 흔한 카메라도, 마이크도 없고 블루투스나 GPS도 탑재하지 않았다. 저장공간은 8GB에 불과하며 3G 모델도 없고 와이파이 모델만 출시한다. 이미 시장에 나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태블릿들과는 게임이 되지 않는 스펙이다. 아이패드나 갤럭시탭, 모토로라 줌 등이 내세우고 있는 화려한 스펙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스펙이 낮은 덕분에 가격은 199달러에 불과하다. 이점이 킨들 파이어의 가장 큰 매력이고 사람들이 킨들 파이어에 주목하는 이유라고 할수 있다. 가격이 199달러에 불과하다고 저렴한 중국산 태블릿과 비교해서는 안된다. 킨들 파이어가 가진 가장 큰 무기는 하드웨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Kindle Fire (킨들 파이어)

킨들 파이어에서 볼수 있는 매거진


킨들 파이어가 낮은 스펙을 가졌음에도 태블릿의 지형을 바꿔 놓을것이라는 예측을 할수 있게 하는 이유는 바로 컨텐츠다. 아마존이 보유하고 있는 1700만곡 이상의 노래와 영화, TV 프로그램, 어플리케이션을 즐길수 있고 전자책 킨들에서도 볼수 있는 수백만권의 전자책을 비롯해 신문, 오디오북, 음악, 잡지, 전문자료 등 아마존이 제공하는 컨텐츠는 모두 사용이 가능하다.

연 79달러를 내면 1만개 이상의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로 이용할수 있고 아마존 상품 구입시 2일 무료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수 있는 아마존 프라임 (Amazon Prime) 서비스를 이용할수 있다. 킨들 파이어 구매 고객은 한달간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를 무료로 사용할수 있다.

아쉬운 점 하나는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가 무료로 포함되어 있는 모델이 없다는 점이다. 만약 250달러 정도의 가격에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가 무료로 포함되어 있는 킨들 파이어를 내놓는다면 지금보다 더 큰 인기를 끌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킨들 파이어는 멀티미디어 컨텐츠와 전자책등을 소비하는 미디어 태블릿 이상이 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먼저 얘기한대로 하드웨어 스펙이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애초부터 킨들 파이어는 아이패드나 갤럭시탭등과 경쟁하기 위해 내놓은 제품이 아니라 아마존의 수많은 컨텐츠를 소비하기 위해 마련된 편리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제프 베조스는 킨들 파이어를 공개하는 자리에서 애플과 잡스를 거론하며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는 태블릿 시장 1 인자인 애플 아이패드의 명성을 이용하려는 영리한 전략일 뿐이다. 현재로서는 아마존에게 승산이 없어 직접적으로 킨들 파이어가 아이패드와 맞붙는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전자책과 동영상 음악등 일부는 애플과 상충되는 면이 있긴 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형성된 아마존 고객과 아이튠스 고객들은 자신이 이용하던 서비스를 그대로 계속 이용할것이고 눈에 띄는 커다란 이동은 없을것이다.

신규 고객들이 어떤 플랫폼을 선택하느냐 하는 문제는 남아있지만 저렴한 기기를 원하고 컨텐츠를 중시하는 성향의 사람이라면 킨들 파이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고 비싼 가격이라도 하드웨어 활용을 중시하는 성향을 가졌다면 애플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어떤 디바이스를 선택하느냐 하는것은 개인의 성향에 따라 결정될것이다. 컨텐츠는 어차피 비슷한 가격수준, 비슷한 조건으로 구할수 있을것이기 때문에 커다란 차이는 없다고 볼수 있다.


킨들 파이어의 약점은?
 

킨들 파이어가 많은 호평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약점도 분명히 있다. 전자책 용도로 7인치 크기는 적당할수 있다. 하지만 일부 잡지는 7인치보다 큰 화면에서 보는것이 더 좋은 경우가 많고 영화나 TV 프로그램도 큰 화면에서 보는것이 더 좋다.

킨들 파이어를 굳이 7인치 크기로 내놓은 것은 기존 킨들의 크기를 고려해 비슷한 크기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래야 기존 킨들 사용자들이 거부감을 적게 가질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킨들 DX는 9.7인치 화면을 갖고 있지만 아무래도 가격이 저렴한 6인치 킨들 사용자가 더 많은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오픈 소스 OS인 안드로이드를 아마존의 입맛에 맞게 커스터마이징 한것은 득보다 실이 더 많을것으로 보인다. 다른 안드로이드 태블릿처럼 구글의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만 바라볼 필요없이 자체적으로 최적화한 차별화된 안드로이드 OS를 갖게 되었다는 점은 득이지만 차별화가 주는 실익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것이다.

실크 브라우저같은 아마존 고유의 웹브라우저를 사용할수도 있고 안드로이드를 아마존 서비스에 최적화된 커스텀 OS로 사용할수도 있지만, 아마존이 지속적으로 OS를 직접 개발해야 하고 커스텀 OS를 지속시켜야 하는 일은 아마존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남을것으로 보인다. 차라리 다른 OS를 사들여 커스텀 안드로이드를 대체하는게 나을수도 있다.

아마존 앱스토어 (Amazon Appstore)

아마존 고유의 앱스토어를 사용하는것도 나름 멋진 전략으로 비쳐질수 있지만 커스텀 안드로이드의 수준이 너무 높아 구글 인증을 받지 못한 킨들 파이어는 안드로이드 마켓을 사용할수 없다. 안드로이드 마켓을 사용할수 없다는 것은 수십만개의 안드로이드 앱을 포기하는 대신 킨들 파이어에 최적화된 소수의 앱만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소비자는 최적화된 아마존 서비스를 사용하는것을 좋아할수는 있다. 하지만 남들이 모두 쉽게 사용하는 수십만개의 앱을 사용할수 없다는 사실에 좌절할수도 있다. 이는 철저히 사용자들이 선택을 해야 할 문제이다.

조만간 공개될 차세대 안드로이드 OS인 아이스크림 샌드위치가 등장하면 앱 호환성 문제는 더 커질것이고 그렇게 되면 다른 안드로이드 태블릿과의 비교에 있어 부족한 성능을 가졌다는 이미지가 더 강해질수도 있다. 그렇게 되는 순간 킨들 파이어는 아마존 서비스를 위한 단말기로만 남게 될것이다.

약점은 또 있다. 아마존 킨들 파이어는 미국에서만 사용할수 있는 기기다. 해외에서는 사용할수 없는 그림의 떡이다. 킨들 파이어를 미국에서 구입해 한국으로 가져온다 한들 기껏 사용할수 있는 것은 인터넷 밖에 없다. 그것도 와이파이에서만 가능하고 다른 안드로이드 태블릿처럼 안드로이드 마켓을 사용할수 없어 앱을 다운 받지 못한다. 아마존 앱스토어 역시 접속이 되지 않는다. 한마디로 킨들 파이어는 미국땅을 벗어나면 199달러 짜리 인터넷 브라우징 단말기에 불과하다.



이렇게 되면 199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은 결코 저렴하지 않고 오히려 비싸다고 느껴질것이다. 실크 브라우저의 성능도 확신할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와 함께 사용하기에는 좋을지 모르지만 구글이 제공하는 안드로이드 기본 웹브라우저인 모바일 크롬보다 낫다는 보장도 없다. 

킨들 파이어는 특허 분쟁에 있어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현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에 사용된 MS의 특허 댓가로 지불하는 금액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아마존 역시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므로 이 특허 분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삼성전자와 HTC가 그랬던것처럼 MS에게 꽤 큰 특허 사용료를 지불해야 할지도 모른다. MS는 호시탐탐 잘나가는 안드로이드 기기 제조사들의 주머니를 노리고 있다는 점을 아마존은 기억해야 할것이다.


킨들 파이어는 징검다리?
 
어떻게 보면 킨들 파이어는 아마존 태블릿의 최종 버전이 아니라 하나의 실험적 성격이 강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기기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있다. 즉, 킨들 파이어는 올해 연말을 책임지는 역할을 수행한뒤 뒤이어 나오는 2세대 킨들 파이어에서 보다 나아진 성능으로 본격적인 태블릿 경쟁을 벌일수도 있다. 


아마존(Amazon) Web OS

아마존이 킨들 파이어 후속으로 10인치 크기의 차세대 킨들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은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고 아마존과 HP사이에 웹OS 인수 협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문도 있어 차세대 킨들 파이어 출시는 결코 루머수준으로만 보기에는 어렵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안드로이드 커스텀 버전을 계속 개발하기에는 아마존이 짊어져야 할 부담이 너무도 크다. 하지만 HP 웹 OS를 갖게 된다면 OS에 대한 부담을 줄일수 있어 좋다. 웹OS가 점유율이 낮아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아마존이 보유하고 있는 컨텐츠가 워낙 방대하고 막강해 웹OS의 부족한 앱 숫자를 충분히 커버할수 있다. 

웹OS의 뛰어난 멀티태스킹 능력 역시 다양한 컨텐츠를 소비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적당하다는 분석이 있고 웹OS를 만든 존 루빈스타인이 최근 아마존 이사회에 합류했다는 소식은 아마존이 웹OS를 사들일 유력한 후보로 생각하게 만드는데 부족함이 없다. 

웹OS는 안드로이드가 처한 특허 소송 문제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수 있기에 아마존이 웹OS를 인수하는것이 여러모로 효과적이고 유리하다.

아마존 킨들 파이어 후속 모델이 "Hollywood(할리우드)"라는 코드네임으로 불리며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장착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킨들 할리우드는 내년 1분기에 출시될것이라고 하는데 만일 아마존이 웹OS를 인수한다면 앞으로 나올 킨들 파이어 후속 모델은 웹OS가 탑재된 모델을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 생각된다. 

킨들 파이어는 아이패드보다는 컨텐츠 소비에 더 낫지만 나머지를 즐기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 하지만 웹OS가 탑재된다면 상황은 달라질수 있다. 뛰어난 성능을 가진 OS와 풍부한 컨텐츠가 결합한 새로운 경쟁자가 아이패드앞에 나타나는 것이다. 



 
킨들 파이어, 아마존 태블릿의 완성일까?
 

많은 화제거리를 몰고 나타난 킨들 파이어는 발표 하루만에 10만대에 가까운 주문을 받았다고 한다. 아이패드만큼은 아니지만 미국에서의 킨들의 인기는 정말 대단하다고 볼수 있다. 제프 베조스는 새로 발표한 킨들 제품군의 판매가 수백만대에 이를것이라고 했는데 비교적 좋은 출발을 보인것 같다.
 
킨들 파이어의 이같은 인기로 미루어 보건대 후속 모델인 10인치 "할리우드"가 아이패드와 필적할 만한 성능을 가지고 출시된다면 킨들 파이어 패밀리는 태블릿 시장을 획기적으로 다시 그려내는 제품이 될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나아가 웹OS까지 품에 안을수만 있다면 태블릿 PC의 경쟁구도는 새롭게 짜여지게 되는 셈이다.

짐작컨대 아마존의 킨들 파이어는 아마존 태블릿의 완성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킨들 파이어는 지금의 모습에서 멈추지 않을것이고 조만간 더욱 강력한 모습으로 나타날것이다. 그저 저렴하고 쓸만한 미디어 태블릿으로만 보기에는 킨들 파이어가 가진 잠재력은 여러가지 면에서 아이패드에게 그리고 이를 따르는 수많은 안드로이드 태블릿들에게 적잖은 고민거리가 될것이다.


이글은 디지에코(Digieco) 보고서, Issue & Trend에 기고한 글입니다. 디지에코에 등록된 글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주요 내용은 같습니다. 가독성을 생각하면 편집의 완성도가 뛰어난 디지에코 Issue & Trend 에서 확인하시는 것이 더 나을것 같군요. 부족한 글이지만 많이 읽어 주시고 냉정한 평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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