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좋지 않은 3D TV, 삼성전자 스스로 밝히다?

삼성전자가 올해 내놓은 3D 스마트 TV를 전 세계적으로 꽤 많이 판매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중순에 판매 3개월 만에 전세계적으로 200만대를 판매했다고 밝혔고, 올해안에1200만대의 스마트 TV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을 만큼 스마트 TV에 거는 기대가 대단한것 같습니다.

말이 1200만대지 올해 스마트TV를 포함한 커넥티드TV (인터넷을 통해 MPEG-4를 디코딩할 수 있는 TV) 전체 시장 규모가 약 6400만대 정도 된다고 하니 삼성전자의 목표는 전세계 스마트 TV(커넥티드 TV 포함)의 약 18.75%를 목표로 하는 엄청난 양입니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이렇게 기대를 하고 있는 스마트 TV에 탑재된 3D 디스플레이와 관련해 미국의 한 대학에서 부정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건 그 부정적인 연구 결과가 삼성전자가 투자한 연구개발 (R&D) 프로젝트에서 나왔다는 겁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수 없죠.

삼성전자가 후원하는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의 한 연구 그룹은 지난 6월, "Journal of Vision"이라는 온라인 과학 잡지에 3D 디스플레이를 통해 영상을 본뒤의 눈의 수축과 피로, 그리고 시력 저하가 2D 디스플레이를 통해 시청했을때보다 더 심해진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관련 링크: http://www.journalofvision.org/content/11/8/11.short)

이는 주로 스크린의 두께와 3D 이미지의 깊이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하며 과학자들은 이미지의 깊이와 스크린이 얼마나 가까이 있는가 하는것이 눈에 일정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도 알아냈다고 합니다.

이 연구는 24명이 실험에 참가해서 여러 거리에서 2D와 3D 영상을 시청한뒤 눈의 피로 및 목과 등에 생기는 통증, 시력에 대한 여러가지 질문에 답을 했다고 합니다.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2D 영상을 볼때는 두눈의 초점거리가 스크린 표면에 하나로 일정하게 잡혔지만 3D 영상을 볼때는 초점 거리를 스크린보다 깊게 잡히던가 스크린보다 앞에 잡히는 현상이 관찰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실험 참가자들은 두눈의 촛점거리가 달라질때 눈의 피로가 더 심하게 느껴진다고 대답했다고 하는군요. 

5년 연속 전세계 TV 판매 1위를 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자신들이 후원하는 연구 단체가 내놓은 연구 결과에 의해 3D 스마트 TV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수도 있지 않을까 살짝 걱정이 되는군요. 자신들이 주력으로 판매해야할 3D 스마트 TV가 자신들의 고객들의 눈을 다치게 할수도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밝혀낸 셈인데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또한 이 연구에서는 3D 영상을 본다면 차라리 극장에서 보는것이 거실에서 보는것보다 낫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고 하는데 이 역시 3D TV 판매에는 긍정적이지 않은 연구 결과라고 할수 있겠네요.

이번 실험은 3D 컨텐츠 디자인과 아주 많은 관련성이 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3D 컨텐츠 디자이너들이 3D 영상을 얼마나 튀어나오도록 할것인지 또는 3D 영상을 얼마나 깊이감이 느껴지도록 만들것인지 결정하는데 이번 연구결과를 많이 참고할것이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참고로 이번 연구는 삼성의 SAIT (Samsung Advanced Institute of Technology),즉 삼성전자 종합 기술원에서 후원했다고 합니다. 삼성전자 종합 기술원은 삼성전자의 차세대 기술을 선행 연구하는 곳이죠. 우리나라 기업들중 SAIT 같은 기관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 몇군데 있는데 이런 곳에서는 주로 양산 제품과는 거리가 먼 새로운 신기술을 앞서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곳에서 나온 연구 결과가 미래의 먹거리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을 주기도 한다는데 SAIT에서 직접 연구한건 아니지만 자신이 후원한 곳에서 조금은 바람직하지 않은 연구 결과가 나와 후원의 보람이 없게 되어 버린게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3D 영상을 보다 편안하게 볼수 있는 새로운 디스플레이를 개발할수도 있으니 너무 나쁘게만 생각할 필요는 없을것 같습니다. 때로는 나쁜 결과가 나중에 더 좋은 열매를 거두게 하는 밑거름이 되기도 하거든요. 

Samsung-funded study finds 3D video causes extra eye strain, fatigue 
The zone of comfort: Predicting visual discomfort with stereo displays